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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NFT아트 시대: 우리는 왜 도토리로 방꾸미기를 했을까?

“NFT아트, 대체 왜 살까?”/12월 24일 행사서 하정우의 NFT 작품은 1억원에 낙찰돼/ 크립토펑크는 6225억원으로 역대 최고가 기록


뉴스투데이에서는 K-Art를 브랜드화 시킬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가진 NFT아트를 지속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특히 NFT 아트작품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및 글로벌 아티스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롭게 형성되는 디지털 예술의 가치와 변화의 모습을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21년 12월 24일 2021 서울아트쇼에서 진행된 ‘싸이클럽&트라이엄프엑스 NFT옥션’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응찰에 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하정우 작 '타투 아티스트 밥(Tatoo artist BOB) [사진=정수연 기자 / 'ENFTEE]

 

[뉴스투데이=정수연 기자] "더 응찰하실 분 없으십니까? 1억, 1억, 1억. 응찰 되었습니다!"


지난 2021년 12월 24일 서울 아트쇼의 부대행사 ‘싸이클럽&트라이엄프엑스 NFT옥션’에 출품된 배우 하정우의 대체불가능 토큰(NFT: Non-Fungible Token)작품 ‘타투 아티스트 밥(Tatoo Artist Bob)’이 1억원에 최종 낙찰됐다. 시작가 1천만원, 호가는 50만원부터 시작한 해당 경매는 호가가 1,000만원까지 갱신되며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본 행사에 출품된 NFT작품 13점이 모두 낙찰됐으며 총 낙찰가는 약 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행사장에는 경매 참가자 이외에도 작품과 경매 현장을 직접 관람하고자 하는 관객들로 성시를 이루며 NFT아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21년 6월 소더비의 NFT경매 현장. 라바랩스의 크립토펑크 ‘코비드 에이리언’이 출품됐으며 1170만 달러(약 139억원)에 낙찰됐다. [사진 출처=NFT Plazas]

 

2021 서울아트페어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NFT아트는 전세계에 말 그대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디지털 예술가 비플(Beeple)의 NFT 작품 ‘매일 : 첫 5000일(Every Days:The First 5000 Days)’이 6934만 달러(약 785억원)에 낙찰되며 대중의 이목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21년 10월에는 소프트웨어 기업 라바랩스의 크립토펑크(CryptoPunk) #9998이 5억3200만 달러(약 6225억원)에 낙찰되며 NFT역대 최고 거래가를 경신했다.


해당 작품의 2020년 12월 판매가는 9499달러(약 1111만원)였다는 사실을 봤을 때, NFT아트시장은 가장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장 중 하나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증명하듯, 영국의 사전 출판사인 콜린스(Collins)는 NFT를 2021년 ‘올해의 단어(2021’s word of the year)’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누군가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저 마우스 우클릭, 혹은 스마트폰 액정을 꾹 누르는 것만으로 손쉽게 저장할 수 있는 그림이나 동영상 파일에 대체 어떤 가치가 있기에 누군가는 엄청난 거액을 주고 구매하는 것일까? NFT아트, 대체 ‘왜’ 살까?



크립토펑크 #9998 [사진 출처=라바랩스]


■ 메타버스 시대 속 급부상하는 NFT


NFT와 더불어 2021년의 뜨거운 이슈였던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용어다. 지난 2021년 10월 페이스북(Facebook)은 메타버스 속 세컨드 라이프, 커뮤니티 공간 사업에 집중할 것을 발표하며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3일 메타버스 공간에서 전세계 임직원이 다 함께 참석한 시무식을 진행했고, 우리금융그룹은 CEO의 새해 첫 일정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시작했다. 물리적인 제약없이 전세계 사람들과 현실과 같은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는 산업계 전반의 메가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술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내 작업과 컬렉션을 선보이고, 대규모 전시회나 경매와 같은 이벤트도 아무런 제약없이 개최할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된 아티스트와 컬렉터들이 메타버스로 모여들고 있다. 그들은 가상공간에 갤러리를 지은 뒤 사람들을 초대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예 도시를 세운 이도 있다.


영국의 팝 아티스트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는 자신의 알터 에고(Alter Ego)인 랍스터가 살고있는 도시 ‘랍스터로폴리스(Lobsteropolis)’를 건설했다. 이 도시는 미술관, 레코드샵, 은행, 마트와 중앙광장까지 여느 대도시 못지않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 초대받은 이들은 레코드샵에서 DJ파티와 콘서트를 즐기고, 미술관에서 세계적인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


 

필립 콜버트의 메타버스 도시에서 관람할 수 있는 NFT아트 ‘The Cryptofixtion’ [사진 출처=SuperRare]

 

이러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바로 NFT아트이다. 누구나 그림과 동영상파일을 가질 수 있는 시대이지만, 가상현실 속 미술관을 찾아가 직접 직품을 감상해보는 경험까지는 가질 수 없다. 당장에라도 모나리자.jpg 파일을 수십 장도 더 출력할 수 있지만 루브르 박물관에 직접 찾아가 감상하는 진품 모나리자와는 전혀 다른 것과 같다.


언젠가 갖게 될 나만의 가상 공간,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어쩌면 그들 중에는 저 먼 나라의 슈퍼스타가 있을 수도 있고, 유수의 대기업 총수가 있을 수도 있다!)에게 세상에 유일함이 증명된,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내 컬렉션을 선보이는 일, 예술 애호가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지 않을까.


 

■ '도토리로 방꾸미기'하던 MZ세대, NFT로 시야를 확장하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는 이들은 트렌드를 선도하고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세대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남들과 차별점을 가진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디지털환경에 익숙한 이들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개개인의 이색적인 개성을 선보이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소통의 역사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MZ세대라면 누구나 추억을 가지고 있을 ‘싸이월드’를 통해서.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한 토종 SNS로, 2000년대 후반 ‘국민SNS’로 대중문화를 주도했다. 싸이월드 회원들은 아바타 ‘미니미’의 의상, 미니미가 사는 공간, 흘러나오는 배경음악까지 각자의 미니홈피를 개성을 담아 꾸미는데 열중했다. 이때 필요한 컨텐츠를 구입하려면 싸이월드 내에서 통용되는 화폐 ‘도토리’를 따로 구매해야 했는데, “야금야금 도토리를 충전했는데 모아보니 차 한대 값이더라” 하는 웃픈 에피소드도 있을만큼 도토리 수만개가 MZ세대의 미니홈피에 투입됐다.


그렇다면, MZ세대는 왜 그렇게 도토리를 구입했을까? 그저 인기있는 히트송을 듣고 싶었다면 MP3플레이어를 이용하면 그만이었겠으나, 그들이 집중한 것은 ‘내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었다. 신중한 선곡을 통해 내 미니홈피 방문객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한 것이다. 미니미와 미니룸도 마찬가지다. 내 공간을 위해 특별히 선별한 아이템들을 선보이는 일. 단순히 예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하는 MZ세대의 욕구가 반영되었다.


 

지난 2021년 12월 30일, 삼성전자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협업해 삼성전자 제품들을 활용한 공간꾸미기 컨텐츠 ‘마이하우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진 출처=삼성전자]

 

별도의 재화를 구입한 뒤 이를 이용해 내 아바타와 공간을 개성있게 꾸미는 문화. MZ세대에게는 전혀 낯선 일이 아니다. 단지 공간이 싸이월드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도토리가 아닌 가상화폐를 구입하는 것뿐. 오늘날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앞다투어 새로운 공간과 아바타 꾸미기 컨텐츠를 서비스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만의 꾸미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이 모든 컨텐츠들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로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나만의 스타일을 선보이는데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MZ세대에게 NFT는 분명히 매력적인 디지털 자산이다. 오로지 내 가상공간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한정판’, 거기에 심미적 요소와 경제적 가치까지. 누군가를 가장 멋지게 표현해주는 것에 이만한 것이 더 있을까?


 

■ 이제까지 없었던 무한한 가능성


필립 콜버트는 NFT에 대해 ‘피카소의 큐비즘(Cubism)도 잊게 할 새로운 혁명’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NFT는 아티스트에게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창의적인 시도를 가능하게 하고, 감상자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NFT아트는 평면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림 속 인물의 뒷모습을 감상하거나, 음악과 함께 온전히 작품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액자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작품 속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플의 Human One [사진 출처=크리스티]

 

아티스트의 예술철학, 특별한 메시지를 담는데 있어 NFT는 기존의 회화보다 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지난 2021년 11월 비플(Beeple)의 ‘Human One’이 ‘매일: 첫 5000일’에 이어 다시 한번 수백억대 낙찰 기록을 세워 화제가 되었다. 해당 작품은 육면체의 특수 모니터 안에서 1분 영상 조각이 24시간 넘게 연속 상영되는 설치미술로, 비플은 이에 대해 “평생에 걸쳐 업데이트할 것”이라 밝히며, “완성된 순간 멈추는 유한함에 가까운 전통미술과는 다른, 진행중인 대화 같은 느낌을 준다.” 라고 설명했다.


전시회 등의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물리적인 제약이 없다는 것도 NFT아트의 강점이다. 실제 전시회를 진행할 때는 무겁고 섬세한 작품의 운송과 보관에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종종 작품이 손상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관객 입장에선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찾아가기 어렵다는 고충이 있다.


그러나 NFT아트는 이러한 걱정이 없다. 세계적인 경매사 시몬 드 퓨리(Simon de Pury)는 지난 6월 필립 콜버트의 메타버스 도시에서 가상 미술경매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2021년 9월 영국의 NFT플랫폼 Institut는 아티스트 100여명이 참여한 초대형 규모의 NFT전시회 <NFTism: No Fear in Trying>을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과 메타버스 플랫폼 아리움(ARIUM)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두 행사 모두 실제 현장엔 방문이 어려운 컬렉터와 관람객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쉽게 참여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메타버스 플랫폼 아리움 내 진행된 전시회 <NFTism> 전경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NFT아트와 그에 따른 특별한 이벤트들이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지 전세계 예술애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오늘날의 NFT작품들은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첫 발걸음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과정을 거듭하면서 발행되는 NFT아트에는 또다른 새로운 가치가 더해질 것이다.



미국의 암호화폐 및 가상자산 전문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Messari)는 리포트 ‘Crypto Theses 2022’를 통해 향후 10년간 NFT아트 시장의 시가 총액이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NFT아트 총 거래액이 전년도에 비해 170배 가까이 증가한 사실로 미루어보아, 이는 전혀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예측은 아닌 듯 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NFT아트시장의 높은 가치는 ‘아직 모르는 일 투성이’라는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한다. 빠르게 커져가는 시장 규모에 비해 관련 제도가 미비한 탓에 저작권침해, 위조, 해킹 등 아티스트와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NFT의 가능성은 물론 이견의 여지가 없으나, 단순히 투자적인 관점으로 섣불리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강조한다.


아직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정말 이게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NFT아트에 대한 접근을 망설이게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NFT시장은 이미 형성되었고,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소리없는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으며, 발 빠른 컬렉터와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NFT아트, 새로운 예술의 혁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디지털 한조각으로 남을 것인가? 예측과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20105500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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